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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# 127번의 기록, 그게 다야
2019년 봄. 마포구 한 셔츠룸에서 메뉴판 사진 찍는 게 습관이 됐다. 처음엔 단순히 '다음에 또 올 때 참고하려고'였는데, 3년 지나니까 폴더가 4,200장이 찼다. 이거 공유하려고 시작한 게 아니다. 그냥 궁금했다. 내가 쓴 돈이 어디로 가는지.
셔츠룸 업계에서 '정찰제'라는 단어는 사실 반쯤 거짓이다. 표시된 가격이 실제 결제 금액인 경우는 마포 메인 상권 기준 6할 정도. 나머지는 '세트', '이벤트', '회원 등급'이라는 이름으로 달라진다.
## 원가 구조, 숨은 게 문제다
정찰제 샵 기준으로 계산해봤다. 주대 20만 원 세팅 기준.
룸비와 인건비가 전체의 55~60%를 먹는다. 여기서 인건비라는 건 매니저 페이, 도우미 커미션, 웨이터 팁 전부 포함한 수치다. 업소 측 순이익은 보통 15~20% 선. 여기서 임대료, 관리비, 세금 빼면 남는 게 거의 없다.
그래서 주대 인하 이벤트를 보면 의아할 수 있다. 손해 보면서 장사하나 싶겠지만, 그게 아니다. 주대를 낮추면 주류 매출이 올라간다. 술은 마진율이 60~70%다. 주대에서 손해한 걸 술값에서 회수하는 구조.
## 등급이 달라지면 계산도 달라진다
요즘 것들은 '플랫тин'이니 '골드'니 등급 나누는 거 흔한데, 이건 사실상 최소 지출 강제하는 장치다. 플랫틴 등급을 받으려면 최소 월 3~4회 방문, 주대 30만 이상. 이 조건 충족해야 '정찰제'가 적용된다.
일반 손님은 그냥 정가 지불하면 된다. 등급 없는 경우가 훨씬 더 비싸다. 경험상 첫 방문이면 평균 25% 정도 더 내고 들어간 셈이다.
## 실패하지 않으려면 기억할 것
첫째, 메뉴판에 표시된 가격은 '기본' 가격이다. 둘째, 세트 구성의 실제 마진은 개별 주문보다 높다. 셋째, '이벤트 중'이라는 문구가 붙으면 정찰제 적용 안 되는 경우가 많다. 넷째, 평일 오후보다 주말이 10~15% 비싸다. 이건 공식적으로 안 써있지만, 계산해보면 그렇다.
## 이 글을 보는 당신의 기준표
내가 5년간 기록한 걸 정리하면, 마포 셔츠룸 정찰제 샵의 합리적 기준은 이거다. 주대 15~20만 원대, 도우미 포함 총액 25~30만 원. 이 범위 안이면 정찰제라고 불릴 자격이 있다. 그 위면 '정찰제'라는 이름이 붙어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프리미엄 가격이다.
정리하자면. 정찰제는 속임수가 아니라, 조건부 할인이라는 뜻이다. 이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첫 방문에서 3만 원은 아낄 수 있다. 그 돈이면 두 번째 술 한 잔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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